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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달리기·걷기, 마라톤은 ‘만병통치약’

이사도라~ 2006. 10. 31. 12:24
건강달리기·걷기, 마라톤은 ‘만병통치약’  
<주말 포커스>
건강달리기·걷기, 마라톤은 ‘만병통치약’

혈액순환-다이어트-노화방지에 효과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가을은 달리고 걷는 계절.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28일과 29일에도 전국적으로 무려 10여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28일 오전 8시에는 청계천걷기행사가 있고, 29일에는 파주통일마라톤 및 춘천마라톤 등이 예정되어 있다.

마라톤 열기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마라톤대회와 급증하는 인구추세를 보면 그 인기는 폭발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달리기 인구를 300만~40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마라톤 전문지 ‘러닝라이프’에 따르면 국내 마라톤 인구는 300만명, 조깅 인구까지 합치면 600만명에 이른다. 국민 10명 중 적어도 1명 이상이 ‘달리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기업이나 각 지역의 지방자치 단체들은 다양한 타이틀을 내건 마라톤 대회를 앞다퉈 유치하고 있다. 각종 언론사, 지자체, 단체 등에서 열리는 대회만 따져도 연간 370여개를 헤아린다. 이처럼 마라톤이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사회체육육상중앙연합회(S.A.K.A)의 김원진 회장은 “황영조가 바르셀로나에서 우승한 이후 국내에서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언론사들이 잇달아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일반인들이 여기에 참석하며 붐이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하나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다.

달리기만큼 쉽고 간편한 운동도 없다. 장소나 장비에 대한 제약이 없이 간편한 운동복에 러닝화, 뛸 만한 장소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효과는 대단하다.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몸의 지방을 태워 자연스럽게 다이어트효과도 얻을 수 있다. 면역력 증가와 노화방지에도 좋다고 한다.

‘러닝라이프’의 김수남 대표는 “달리기 인구의 60% 이상이 신체적으로 이상을 느끼기 시작하는 40대”라고 지적했다.

6년 전 마라톤에 입문한 허숙희(48)씨는 “목디스크로 고생하던 터에 주변에서 마라톤을 권유해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고, 디스크도 확실히 나았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해 열렸던 문화일보 주최 통일마라톤대회에서 여자 하프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조길영(46·광운대 환경대학원 교수) 씨도 이와 유사한 케이스.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의 회원인 조씨는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소화기와 기관지 계통의 질환이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아 운동쪽으로 생각을 바꿨고 4년 전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마라톤을 선택했다”며 “그 후 허약했던 몸이 몰라보게 개선되는 것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마라톤 열기는 기업경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001년 유동성 위기로 회사가 어려울 때 노동조합이 주도해 임직원이 함께 ‘문화일보 통일마라톤’에 참가, 노사화합을 다졌다. 이 회사 윤인철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가 어려울수록 임직원과 가족들의 단합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마라톤이 큰 몫을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라톤의 이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걷기 대회’의 확산으로도 이어졌다. 28일에도 문화일보에서 ‘휘센과 함께하는 청계천 시민걷기대회’ 열세번째 행사를 개최하며 29일에는 서울올림픽공원에서 ‘국민건강걷기축제’가 열린다.

마라톤은 관련산업의 발전으로도 이어졌다. 먼저 신발산업의 분발이 눈길을 끈다. 아식스의 마라톤화 등 마라톤 관련 매출은 최근 잠깐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3년 동안 20% 내외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러닝화 시장은 메이저 10개사의 매출액만 볼때 7000억원 정도다.

또 관련 보험상품도 선보였다. 메리츠화재의 마라톤 보험은 마라토너를 대상으로 한 보험이다. 연간 4만원의 보험료만 내면 마라톤을 하다가 심장질환(심근경색·심장마비 등)이 발생할 경우 최고 5000만원을 지급한다.

이같은 보험의 등장은 마라톤의 운동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라톤은 단순하지만 격렬한 스포츠다. 실제로 지난 4년 동안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도중 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마라톤 기록에 도전할 경우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건강한 사람도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마라톤을 앞두고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 등을 각각 10분 정도 해 체온과 맥박을 올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해외 유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여행상품도 등장했다. 마라톤 전문 여행사를 표방하는 ‘여행춘추’에서는 다양한 마라톤 관련 여행 상품을 개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요즘 내년 4월16일 열리는 ‘보스턴마라톤참가 6일상품’을 비롯,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마라톤(12월4일), 동경마라톤(2007년 2월18일)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