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강한 봄엔 오후달리기 피하라

 햇빛강한 봄엔 오후달리기 피하라   햇빛강한 봄엔 오후달리기 피하라
자외선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엔 불청객이다. 따사로운 햇빛을 따라 달리기를 즐기면서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김정미 기자



춘분을 시작으로 길어진 햇살이 이제는 제법 따사롭다. 지구촌 삼라만상의 생명줄인 햇빛이 인간에게 미치는 위력은 대단하다. 해가 길어지면 두껍게 차려입었던 옷은 하나 둘 벗게 되고, 반팔 옷에 이어 민소매가 등장한다. 가벼워진 옷차림은 활동성을 증가시키고 기분도 가볍게 한다.
태양빛과 더불어 푸른 녹음으로 뒤덮인 거리는 달리기를 즐기기엔 최상의 자연환경이다. 하지만 태양빛을 100% 만끽하기 위해선 피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외선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엔 불청객이다. 주름살·잡티·주근깨·기미·점 등 피부 고민을 안겨주는 데다 피부암의 원인도 된다. 따사로운 태양빛을 따라 달리기를 즐기면서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외선, 무엇이 문제인가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A(UVA), B(UVB), C(UVC)로 나뉜다. 이 중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자외선은 UVC다. UVC는 다행히 오존층에 흡수되기 때문에 공해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없는 한 지상에 도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자외선은 UVB다.
자외선 B는 세포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혀 일광 화상과 피부암·백내장 등의 원인이 되지만, 두꺼운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해 실내에선 조사량이 적다. 자외선 A는 주로 피부를 그을리게 하고 피부 노화를 일으키거나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자외선을 많이 쪼인 사람의 피부는 콜라겐 섬유가 감소하고, 탄성 조직이 퇴화돼 주름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얇아지는 노화 현상이 촉진된다.

자외선 A는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계절이나 날씨와 무관하게 존재하며 파장이 길어 유리창도 통과한다. 즉 실내에 있더라도 햇볕이 드는 곳이면 자외선 A의 영향을 받을 정도다.

달리기 전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자외선 피해를 줄이려면 피부 노출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최선이다. 만일 자녀와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이에게도 자외선 A와 B를 모두 막아주는 차단제를 발라 주어야 한다.

자외선 B의 차단 정도는 SPF 지수를 사용한다. 자외선 A에 대한 지수는 아직 명확히 통일된 기준이 없으나 통상 UVA+, UVA++, UVA+++ 등으로 표시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개인의 피부반응 정도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햇빛에 쉽게 타지만 피부 착색이 잘 안 되는 사람(흰 피부)이라면 SPF 20∼30 정도, 피부가 약하게 타면서 점차 옅은 갈색으로 검어진다면(약간 갈색 피부) SPF 지수 8∼12 정도면 된다. 단 이는 차단제를 두껍게 발랐을 때다.

따라서 달리기를 할 땐 UVA 차단 기능이 있으면서 SPF 지수 25∼30인 차단제를 2∼3시간 정도마다 덧발라 줘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달리기를 하다보면 땀이 나면서 자외선 차단제가 지워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수영을 할 때처럼 물에 녹지 않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야외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평상시에도 늘 자외선 노출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우선 주말이라도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엔 직사광선이 강하므로 달리기를 피한다.

달리기를 할 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게 좋다. 또 달리기를 한 뒤 집에 돌아와선 즉시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화장수를 화장 솜에 묻혀 노출 부위에 얹어 주거나 오이팩 등을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화장수는 평상시 냉장고에 넣어 차게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 Tip 햇빛 알레르기의 증상과 치료법 -
봄부터 가을까지 햇빛만 쬐면 목이나 팔 할 것 없이 피부가 빨갛게 되며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햇빛에 피부가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일으키는 햇빛 알레르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형태는 햇빛을 받은 부위에 좁쌀 같은 것이 불긋불긋 솟거나 습진처럼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것. 통상 햇빛을 쪼인 지 3∼8시간 지난 후 나타나므로 낮에 외출하면 잘 때쯤 돼서 피부 이상이 나타나는데, 손과 목의 V자 부위에 가장 흔하다.

대개 이런 체질은 어느 날 하루 햇빛을 강하게 받은 후 증상이 시작돼 겨울이 될 때까지 내내 고생하게 된다. 그러다 겨울이 되면 좋아지는데, 일단 햇빛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피부가 이후 수시로 햇빛에 노출되면서 겨울쯤 되면 햇빛에 대한 반응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듬해에 다시 강한 햇살을 받으면 재발한다.

이 병은 예방이 최선책이다. 우선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달리기 등을 위해 외출할 땐 모자를 쓰고 얼굴과 팔, 다리, 목 등 노출 부위 전체에 자외선 차단제를 2시간마다 발라야 한다. 증상이 심하다 싶으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