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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도 스트레스 받는다

이사도라~ 2006. 3. 21. 11:25
관절도 스트레스 받는다  
관절도 스트레스 받는다
운동의 계절 자칫하면 삐걱…'과사용 손상' 주의를
달리기·등산·축구 등 발에 전해지는 충격으로 신체 고장






무릎관절은 노화 뿐만 아니라 체중이 실리는 과격한 운동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사진은 인공관절 수술장면. (열린큰병원 제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대한민국을 또 한 번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웬만한 국민 스트레스는 다 날려버렸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한국인의 기개를 세계에 떨친 것도 분명하지만, 국민 정신건강에도 보약이 됐으리라 짐작된다. 운동만큼 건강에 좋은 특효약이 또 있을까. 경기를 관전하든 직접 뛰어보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아는 얘기다. 하기야 어떤 의사도 건강유지와 질병예방에 운동을 빼놓는 법은 없지 않은가.

야구 혹은 월드컵 축구 열풍이 아니더라도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스포츠는 점점 생활 가까이 들어오게 마련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력있는 몸을 유지하기에 스포츠가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동을 빼놓고는 고혈압·당뇨·심장병·비만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말하기는 어렵다.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운동은 성인병은 물론, 암을 예방하고 재발을 억제한다는 의학적 보고까지 나온다.

만병통치에 가까운 운동도 그러나 완벽한 도구는 아닌 모양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너무 지나치면 신체에 무리를 주고 예기치 않은 사고를 일으킨다. 대표적인 게 관절에 대한 부담이다. 체중을 다리로 지지하면서 하는 운동, 즉 걷기나 달리기에서부터 등산·축구·테니스 등과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하다 보면 발목, 무릎뿐 아니라 허리관절과 그 주변 조직에 부담을 준다. 자칫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없지 않다.
#과사용 손상이란?

다리로 지지받는 운동을 한다면 체중의 엄청난 충격이 우리 몸에 전달된다.

예컨대 달리기를 하면 자기 체중의 3~5배 충격이 내려간다. 70㎏인 사람이 달리는 경우, 한 번 발이 지면에 닿을 때 210~350㎏에 해당되는 충격이 몸으로 전달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 식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다고 상상해 보라. 2만8천여번의 반복적인 충격이 관절과 뼈, 근육에 각각 가해진다.

물론 이러한 충격으로 인해 신체 손상이 오더라도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치유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치유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만성적 과부하가 가해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를 의학적 용어로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이라 한다. 일종의 피로누적으로 몸이 고장나는 것이라 하겠다.

#관절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사용 손상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우선 과도한 운동을 들 수 있다.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관절과 관절의 주변근육이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소화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킨다. 평소 무릎이나 발목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지나친 운동을 하고 난 다음 관절 주변이 아픈 것을 느낀다. 대부분 관절과 근육의 능력을 초과해 운동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풀리면서 운동을 새로 시작할 때 과사용 손상이 생기기 쉽다. 발을 딛는 표면이 불규칙할 때는 더욱 그렇다.

발이 닿는 지면이나 특정한 동작의 반복, 충격이 가해지는 방향에 따라 관절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수직적인 충격에 더해 비틀리는 방향으로 충격이 동시에 갈 때 관절 손상 위험은 훨씬 높다.

예컨대 울퉁불퉁한 산길을내려올 때나, 테니스·축구를 하면서 갑자기 방향을 전환할 때 관절에 쏠리는 힘은 더욱 커진다. 이때 자칫하면 관절을 감싸고 있는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는 손상을 받는다. 심하면 관절이 제자리를 벗어나 빠지는(탈구) 큰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신체의 구조적인 정렬 상태도 운동손상에 중요한 요인이다. 설 때 무릎이 벌어져 양 다리가 과도하게 O자 모양을 하거나, 반대로 무릎은 붙고 다리가 옆으로 퍼지는 X자 모양을 한 신체구조라면 손상에 노출되기 쉽다. 또 발의 아치가 내려앉은 평발이거나, 아니면 아치가 너무 높은 요족이어도 무릎과 발목관절 손상 위험이 높다. 마찬가지로 좌우 다리 길이가 달라도 문제가 된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신체정렬'이라 한다.

휠얼라인먼트가 맞지 않는 자동차가 저속으로 달릴 때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속도를 높이면 차의 떨림 현상이 나타나고, 타이어의 마모가 심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같은 이치로 발이나 무릎의 배열이 잘못돼 있는 상태에서 달리기, 등산 등 운동을 하면 단순한 근육통에서부터 심각한 관절손상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관절주변 근육의 힘이 근본적으로 약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져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RICE 법칙

운동으로 관절을 다치면 'RICE법칙(Rest, Icing, Compression, Elevation)'에 따라 처치한다.

먼저 운동을 즉각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고, 얼음찜질을 한다. 이어 압박붕대로 감아주고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위치시킨다는 뜻이다.

운동 도중이든 운동을 한 다음이든 관절 주변에 통증이 생기고 열이 나고 붓기가 있으면 염증이 있다는 신호다. 우리 몸은 이상이 있을 때 '통증'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상이 있으므로 운동을 중단하라는 뜻이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통증이 있어도 무시하고 운동을 계속하면 관절과 주변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미리 미리 예방

운동에 따른 체중 충격을 감안하면 과체중은 확실히 관절의 가장 큰 적이다. 관절이 견뎌낼 수 있는 충격은 일정하다. 과체중은 관절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주범이라 하겠다. 체중을 줄이고 관절주변 근육의 근력과 감각기능, 그리고 지구력을 발달시키면 관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관절주변 근육은 관절이 움직일 때 관절 내 우리 몸의 조직끼리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발을 땅에 디딜 때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달리기나 축구, 농구 등을 즐기는 스포츠 동호인들은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발목과 무릎 그리고 엉덩이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면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할 때는 좌우 다리의 근력 차이가 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신체정렬의 개념에서 보면 중요하다. 양쪽 다리를 골고루 사용함으로써 한 쪽 관절에 과도한 부담이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물론 준비운동이나 운동전후 스트레칭도 스포츠로 인한 몸의 손상을 줄이는 효과적 방법임이 틀림없다.


◇도움말=열린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