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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마라톤 '히로시마 전략'으로

이사도라~ 2006. 12. 8. 22:54
 <아시안게임> 마라톤 '히로시마 전략'으로  
<아시안게임> 마라톤 '히로시마 전략'으로

김이용.지영준 10일 마라톤 5연패 도전

   (도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1994년 10월9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원폭의 도시'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주인공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6.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였다.

   황영조는 홈팀 일본이 자랑하던 남자 마라톤의 희망 히야타 도시유키를 43초 차이로 따돌리고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타르 도하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 5연패에 도전하는 태극 건각들이  '히로시마 전략'으로 발진 준비를 갖췄다.

   통상적으로 기록이 아닌 '순위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는 종합대회 마라톤은  홈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코스를 세밀하게 읽고 있는데다 레이스 전략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당시 고(故) 정봉수 사단의 특급이던 황영조는 히야타를 어떻게 꺾을지  골몰했다. 기록이라면 충분히 자신 있지만 치열한 등위 경쟁은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황영조는 10㎞ 지점에서 선두로 나선 히야타를 '일부러' 놓아줬다.  50m  넘게 거리가 벌어지자 국내 중계진은 난리가 났었다. 지금 따라잡지 못하면 후반부에  힘들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황영조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치밀한 계산하에 상대 '오버 페이스'를 유도한 것이다.

   미리 머릿속에 넣고 있던 승부처 32㎞ 지점에 도달하자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다. 불같은 스퍼트로 34.5㎞에서 10m를 앞서 나갔다. 그리고 골인 지점인 히로시마  평화공원이 보이자 히야타와 거리를 100m까지 벌렸다.

   14년이 흘러 아시안게임 마라톤 대표팀 감독으로 변신해 '열사의 땅' 도하에 온 황영조.

   지난 2일(한국시간) 닻을 내린 황 감독은 "이번 마라톤은 절대적으로 전략 싸움"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홈팀 카타르의 수입 용병 무바라크 하산 샤미(26)다.  '마라톤의  나라' 케냐에서 들여와 귀화시킨 비밀병기로 개최국 카타르는 두둑한  보너스를  제시하며 샤미의 우승을 자극하고 있다.

   육상의 꽃 마라톤에서 카타르가 우승한다면 개최국 선수단을 빛내는 데 더 이상 바랄 게 없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분명히 샤미가 먼저 치고 나갈 걸로 본다. 우리는 히로시마  전략대로 간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고 말했다.

   함께 전략을 짜고 있는 정하준 코오롱 마라톤 감독과도 매일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정 감독도 "예상했던대로 작전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마라톤은 '오뚝이 마라토너' 김이용(33.국민체육진흥공단)과 '포스트 이봉주 체제 선두주자' 지영준(25.코오롱)이 10일 오후 3시10분 아름다운  해변  풍광이 돋보이는 도하 시내 코니시 마라톤 순환 코스에서 5회 연속 우승을 향해 대망의  스타트를 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