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뉴스&상식
통일한국 염원안고 휠체어로 유럽종단
이사도라~
2006. 3. 25. 00:31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통일 독일의 기운을 몰아와 남북 분단의 아픔이 하루속히 종식될 수 있도록 이번 휠체어 유럽종단 행사를 반드시 성사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자 장애인 권익단체 ‘밝은내일회' 회장인 최창현(41)씨가 드디어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휠체어 유럽 종단 도전의 장도에 오른다.
최씨는 24일 출국, ‘통일 코리아를 위하여'라는 표어를 내걸고 다음달 1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발해 내년 1월 독일의 베를린 장벽까지 유럽 30개국 1만6850㎞를 오로지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종단할 예정이다.
애초에 출발일이 3월1일로 잡혀 있었으나 여건 미비로 다소 늦어졌다는 것이 밝은내일회 측 해명이다.
최씨는 22일 “출발을 앞둔 시점까지 공식 스폰서가 잡히지 않는 등 경비 마련이 어려웠던 데다 지난 1월 말 오른쪽 어깨뼈를 수술해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며 “최선을 다해 통일의 염원을 유럽에 전하고, 이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북한 측에 꼭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과 발을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정해 시속 13㎞로 하루에 65㎞씩 이동, 9개월에 걸친 대장정에 나서게 된다.
전동휠체어 뒤에서 차량으로 에스코트를 하는 가운데 보조요원 1명과 함께할 이번 행사는 아테네에서 출발해 폴란드∼스웨덴∼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을 경유, 최종 목적지인 베를린 장벽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종단 기간 곳곳에서 이벤트성 행사도 곁들인다.
그는 “복지 강국인 스웨덴에서는 현지 장애인과 함께 종단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독일 월드컵 기간인 6월에는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해 현지 한인회·장애인단체 등과 우리 대표팀 응원 일정도 잡아놓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황청도 방문, 남북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돌아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이번 행사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또 다른 목표는 세계 최장거리 휠체어 마라톤 기네스 기록을 수립하는 것. 이를 통해 많은 장애인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준비과정에서 정부의 관련 부처·기관 등에 행사지원 요청을 했으나 냉담한 반응에 실망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성공리에 마치면 다음에는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전동휠체어 종단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것이 장애인으로서 분단 극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요.”송성갑 기자 sksong@segye.comⓒ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